영화 ‘엑시트(2019)’는 재난영화의 긴장감과 코미디적 요소를 절묘하게 결합한 작품으로, 개봉 당시 큰 인기를 끌었다. 이 영화는 예상치 못한 유독가스 테러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주인공들의 이야기를 그리며, 특유의 현실감 있는 연출과 공감 가는 캐릭터로 관객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번 글에서는 ‘엑시트’의 줄거리, 연출 방식, 그리고 평단 반응을 분석하며, 이 영화가 재난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세운 이유를 살펴본다.
‘엑시트’ 줄거리 – 유독가스 속에서 살아남기
‘엑시트’는 백수 청년 용남(조정석 분)과 그의 대학 동아리 선배 의주(임윤아 분)가 한 회갑연 자리에서 재난을 맞닥뜨리면서 시작된다. 용남은 수년간 취업에 실패한 무기력한 청년으로 설정되지만, 과거 산악 동아리에서 익힌 클라이밍 실력이 그와 주변인들의 생존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영화의 주요 사건은 용남의 어머니 회갑연이 열리는 호텔에서 발생한다. 회갑연이 한창 진행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유독가스가 도심 전체로 퍼져나가기 시작한다. 처음에는 단순한 사고로 생각되었지만, 점차 가스가 치명적인 독성을 가지고 있음을 깨닫고 사람들은 혼란에 빠진다. 용남과 의주는 가족들을 안전한 곳으로 대피시킨 후, 호텔에 갇혀버린 자신들이 탈출할 방법을 모색한다.
이 영화의 긴장감은 ‘높은 곳으로 올라가야 한다’는 단순한 설정에서 출발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유독가스가 점점 도시를 덮어가면서, 주인공들은 점점 더 높은 건물로 올라가야 한다. 이 과정에서 건물 외벽을 오르거나, 좁은 공간을 지나가는 장면들이 연출되며 관객들은 손에 땀을 쥐게 된다. 특히, 현실적인 상황 설정과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면모가 어우러지며 공감대를 형성한다.
결국, 용남과 의주는 기지를 발휘해 구조 신호를 보내고 헬리콥터를 통해 극적으로 구출된다. 마지막 장면에서는 용남이 자신을 인정받고 자존감을 회복하는 모습이 담기면서, 단순한 생존 스토리를 넘어 성장 서사까지 담아냈다.
‘엑시트’ 연출 – 현실감 있는 액션과 유머의 조화
‘엑시트’는 재난영화지만, 일반적인 헐리우드 블록버스터와는 다른 접근 방식을 취했다. 과장된 CG나 폭발 장면 없이, 현실감 있는 연출과 유머를 적절히 섞어 관객들에게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가장 눈에 띄는 연출 기법은 핸드헬드 촬영 기법과 긴 롱테이크 장면이다. 영화는 주인공들의 탈출 과정을 생생하게 보여주기 위해 핸드헬드 촬영을 적극 활용했다. 특히, 용남과 의주가 건물 외벽을 기어오르는 장면이나, 가스를 피해 질주하는 장면에서는 관객들이 실제로 주인공과 함께 달리고 있다는 느낌을 받게 만든다.
또한, 재난 영화임에도 불구하고 코미디 요소가 자연스럽게 배치되어 긴장감을 완화하는 역할을 한다. 용남과 의주가 서로 티격태격하는 장면이나, 가족들이 예상외의 반응을 보이는 순간들은 웃음을 자아낸다. 이러한 연출은 영화의 무거운 분위기를 덜어주면서도, 인물들 간의 케미스트리를 강조하는 데 성공했다.
음향 연출 또한 긴장감을 극대화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예를 들어, 건물 외벽을 오를 때 숨소리와 손이 미끄러지는 소리를 강조함으로써, 관객들이 마치 직접 벽을 오르는 듯한 몰입감을 느끼게 만들었다. 이러한 현실적인 연출 방식은 관객들이 스스로를 영화 속 상황에 대입할 수 있도록 돕는다.
기존의 재난영화들이 대규모 특수효과와 비장한 서사를 강조했다면, ‘엑시트’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캐릭터와 긴장감 넘치는 생존 스토리를 통해 차별화에 성공했다.
재난영화의 새로운 기준
‘엑시트’는 개봉 후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신선한 재난영화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공을 거뒀다. 기존 재난영화들이 주로 대규모 재난과 극적인 희생을 강조했다면, ‘엑시트’는 작은 규모에서 시작되는 현실적인 생존 드라마를 보여주며 차별화를 이루었다.
국내 언론과 평론가들은 영화의 유머와 긴장감이 조화를 이루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한 영화 평론가는 “헐리우드식 재난 블록버스터와 달리, 소시민이 주인공인 현실적인 이야기로 관객들에게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라고 평했다. 또한, 주연 배우들의 연기도 호평을 받았다. 조정석은 능청스러운 코미디 연기와 긴박한 상황에서의 진지한 감정 연기를 모두 소화하며 극을 이끌었고, 임윤아 또한 기존 아이돌 출신 배우라는 선입견을 깨고 자연스러운 연기를 선보였다.
해외 반응도 긍정적이었다. 아시아권에서는 특히 현실적인 설정과 인간적인 캐릭터에 대한 공감이 컸고, 몇몇 서구권 평론가들도 ‘엑시트’가 기존 재난영화와 다른 신선한 시도라고 평가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 특유의 정서와 할리우드식 장르적 요소를 적절히 결합한 성공적인 사례로 남았으며, 이후 한국 재난영화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엑시트’는 단순한 재난영화가 아니라, 현실적인 캐릭터와 코미디적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이다. 이처럼 ‘엑시트’는 한국형 재난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으로 평가받으며,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작으로 남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