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개봉한 인턴(The Intern)은 로버트 드 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을 맡아, 세대 간의 조화를 중심으로 직장 문화와 인간관계를 다룬 영화다. 하지만 단순한 직장 영화가 아닌, 워킹맘의 현실적인 고민과 여성 리더십을 조명하며, 많은 관객들에게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영화 속 줄스(앤 해서웨이)는 성공한 CEO이자 워킹맘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빠르게 성장시키지만, 가족과 커리어 사이에서 끊임없는 압박을 받는다. 한편, 70세의 인턴 벤(로버트 드 니로)은 오랜 직장 생활에서 얻은 지혜와 배려로 줄스의 멘토가 되어 그녀가 균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본 글에서는 인턴이 전달하는 워킹맘과 커리어에 대한 메시지를 영화 속 줄거리, 연출 기법, 그리고 현실적인 의미를 중심으로 분석해 본다.
줄거리 속 워킹맘의 현실적 고민
영화 속 줄스 오스틴은 성공한 CEO다. 그녀가 창업한 패션 e커머스 회사는 급성장하고 있으며, 직원들에게도 열정적이고 헌신적인 리더다. 하지만 그녀의 삶에는 균형이 없다.
줄스는 업무에 몰입하며 끊임없이 이메일을 확인하고, 회의에 참여하며, 직원들과 직접 소통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만큼 가족과 보내는 시간은 줄어들고, 그녀의 남편 맷(앤드류 레넬스)은 전업주부로 아이를 돌보지만, 점점 소외감을 느낀다.
특히, 투자자들이 줄스가 회사를 제대로 운영할 수 있을지 의심하면서 전문 CEO 영입을 요구하는 압박을 받는다. 이 문제는 많은 여성 CEO와 워킹맘이 현실에서 겪는 도전과 유사하다. 가정을 지키기 위해 커리어를 포기할 것인가, 아니면 CEO로서의 책임을 다할 것인가? 줄스는 이 딜레마 속에서 갈등한다.
70세의 인턴 벤 위태커는 단순한 조력자가 아니다. 그는 줄스의 삶에 균형을 찾아주는 멘토가 된다. 젊은 직원들과 달리, 벤은 줄스가 겪는 문제를 냉정하게 바라보고, 그녀가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다. 벤은 줄스를 대신해 운전을 하며 그녀가 잠깐이나마 쉴 수 있는 시간을 만든다. 바쁜 일정 속에서도 줄스가 중요한 순간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가장 중요한 순간, "넌 이미 충분히 잘하고 있어."라는 말로 줄스가 스스로를 믿을 수 있도록 해준다.
벤의 존재는 워킹맘이 모든 것을 혼자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을 덜어주는 조력자의 필요성을 보여준다. 현실에서도 가정과 커리어를 병행하는 여성들에게는 멘토, 배우자, 동료의 지지가 필수적이다.
일과 가정의 균형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다
영화 초반부, 줄스의 삶은 빠른 편집과 산만한 프레임을 통해 표현된다. 그녀는 하루 종일 회의와 이메일에 시달리고, 카메라는 끊임없이 그녀를 따라다니며 분주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는 워킹맘이 일과 가정을 오가며 겪는 끊임없는 압박감을 시각적으로 강조하는 방식이다.
반면, 벤이 등장하는 장면에서는 넓은 프레임과 안정적인 카메라 워크가 사용된다. 그의 존재는 줄스에게 여유를 주며, 그녀가 한 걸음 물러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도록 만든다. 빠른 편집과 일정한 프레임으로 줄스와 벤의 상황을 간접적으로 표현하며 관객의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영화에서는 조명과 색감으로 줄스의 직장과 가정의 대비를 표현한다. 줄스가 일하는 사무실은 밝고 개방적인 색감을 사용해 현대적인 스타트업의 활기를 표현한다. 하지만 그녀가 집에 돌아오면 조명은 어두워지고, 색감도 차분해진다. 이는 그녀가 집에서 편안함을 느끼기보다는, 오히려 압박감을 받는 현실을 반영한다.
특히, 남편과의 갈등이 심화될수록 집 안의 조명은 점점 더 차가운 색으로 변하며, 줄스가 점점 더 외로워지는 감정을 표현한다. 하지만 벤과 대화를 나누는 장면에서는 조명이 따뜻해지고, 그녀의 표정도 점차 편안해지는 변화를 보인다. 이러한 색감 표현으로 인해 관객은 줄스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영화에서는 편집, 프레임 그리고 색감을 통해 줄스가 느끼고 있는 감정과 입장을 관객이 알 수 있도록 연출한다.
현대 사회에서의 워킹맘과 리더십
줄스가 투자자들에게 받는 압박은 많은 여성 리더들이 현실에서 직면하는 문제다. 여성이 리더가 되었을 때, 그들은 "가정을 희생하는 야망가" 혹은 "리더십이 부족한 CEO"라는 이중적인 잣대에 시달린다. 줄스는 회사를 위해 헌신하지만, 그녀의 능력보다 성별과 개인적인 삶이 평가의 대상이 되는 현실을 보여준다.
영화는 "워킹맘이 완벽한 균형을 찾을 수 있는가?"라는 질문을 던진다. 줄스는 결국 CEO 자리를 지키기로 하지만, 가정도 소홀히 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완벽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지만, "모든 걸 혼자 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줄스의 남편 맷은 처음에는 그녀를 지지하지만, 점차 외로움을 느끼고 바람을 피운다. 이는 현실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문제로, 여성이 경제적으로 성공할수록 부부 관계에서 새로운 갈등이 생길 수 있음을 보여준다. 영화는 워킹맘이 직장뿐만 아니라 가정에서도 지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배우자가 진정한 동반자로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인턴은 단순한 직장 영화가 아니다. 이 영화는 워킹맘이 겪는 현실적인 고민을 조명하며, 사회가 여성 리더를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영화는 "완벽한 엄마, 완벽한 CEO가 될 필요는 없다"는 메시지를 전하며, 가족과 동료의 지지가 있다면, 여성도 충분히 리더로서 성공할 수 있다는 희망을 제시한다.